읽고 · 느끼고 · 나누다
남자의 시간, 시로 말하다
천천히 내려 읽어 보세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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빵 한 조각,
커피 한 잔의 여유.
오늘은 시 두 편을
함께 읽습니다.
첫 번째 시
바닥에 대하여
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
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
바닥은 보이지 않지만
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
바닥까지 걸어가야만
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
바닥을 딛고
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
더 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
발이 닿지 않으면
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
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
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
더 이상 바닥은 없다고
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
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
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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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 번째 시
시절 인연 時 節 因 緣
돌아보면
인연은 나이마다 다른 얼굴로 왔습니다
열 살의 곁엔
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즐거웠던 친구들
스무 살의 곁엔
첫 세상에 부딪히며 꿈을 찾던 사람들
서른의 곁엔
가정을 이루고 삶의 무게를 지던 사람들
그리고 마흔,
지금 새로 맺는 인연은
그 농도가 다릅니다
쓴맛도 단맛도 이미 다 삼켜본 사람들
저마다 상처와 고생을 지나온 사람들
그래서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부터 깊습니다
지금 당신의 곁에는
농도 짙은 인연이
함께 있습니까?
오늘 이 자리에서
읽고, 느끼고, 나눈 마음이
서로의 고생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는
농도 짙은 인연으로
남기를 바랍니다.
2026. 5. 23. 남자의 시간